관련글
부족한 철분, 음식으로만 채울 수는 없다
2022-06-29
빈혈은 단순히 어지럼증만 일으킨다고 생각하는 환자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방치하면 더 큰 병을 일으킬 수도 있기 때문에 부족한 철분을 제때 보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장준호 교수는 철분을 보충하려면 음식 조절로는 불충분하다고 말합니다. 오늘 궁금하닥에서는 빈혈의 증세와 합병증, 치료법을 알아보겠습니다.
Q. 철결핍성 빈혈은 무엇인가요?
A. 흔히 ‘빈혈’을 어떤 병으로 생각하시는 경우가 많은데요. 사실 빈혈이라 함은 ‘피가 모자라는 상태’를 말하는 것이지 어느 특정한 질환을 말하는 건 아니에요.
빈혈의 종류에는 여러 가지가 있어요. ①피를 생성하지 못하는 빈혈(재생불량성 빈혈) ②피가 생긴 후 너무 빨리 파괴되는 빈혈(용혈성 빈혈) ③혈액 속에 철분이 부족한 빈혈(철결핍성 빈혈) 등이 대표적이죠. 그 중 철결핍성 빈혈 환자가 전체 환자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해요.
철결핍성 빈혈은 여성과 청소년에서 많이 나타나요. 가임기의 여성분들은 월경 때문에 철 흡수보다 철 소실이 많을 경우, 임신 중의 여성분들은 체내 철분 요구량이 많은데 이를 몸이 따라가지 못할 때 많이 생겨요. 청소년들도 빠르게 성장하면서 체내 철분 요구량이 많을 때 빈혈이 발생할 수 있어요.
Q. 철결핍성 빈혈의 증상은 무엇인가요?
A. 빈혈이 심하지 않을 때는 일상생활에 약간 거슬리는 수준의 피곤함, 쇠약감이 생길 수 있어요. 하지만 심해질수록 ①운동할 때 호흡이 지나치게 가쁘다거나 ②심장박동이 1분에 100번 이상 뛰는 빈맥 ③다리 등 하체에 쥐가 많이 나거나 ④심한 어지럼증 증상들이 나타나요.
빈혈을 방치하고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을 경우, 심장에 과도한 부하가 걸려 ‘울혈성 심부전*’까지 발생할 수 있어요.
* 울혈성 심부전: 혈액이 심장에서 신체 곳곳으로 제대로 도달하지 못하고, 혈액이 흐르는 속도가 낮아(저류) 부종이 생기는 증상
Q. 병원에 가지 않고 철분을 보충할 수 있나요?
A. 사실 철결핍성 빈혈이 이미 발생한 경우라면, 우리 몸에 저장된 철분이 없다고 보시는 게 맞아요. 이때는 음식으로만 보충하는 것은 매우 힘들고요. 먹는 철분제나 철분 주사를 통해서 보충하는 방법이 가장 좋아요.
본인이 빈혈에 취약하다면 평소 체내 철 생성에 좋은 음식을 챙겨먹는 방법이 있죠. 대표적으로 소고기, 닭고기, 계란 같은 동물성 단백질에 철분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요. 이러한 음식을 먹을 때 비타민C가 많은 음식을 섭취하면 철분의 흡수가 빨라져요. 따라서 오렌지 주스나 과일 등을 자주 드시는 것이 중요해요.
Q. 임신 중 철결핍성 빈혈이 생기는 이유는 뭔가요?
A. 임신을 하게 되면 우리 몸의 혈장*량이 비임신 상태보다 약 50% 정도 증가해요. 반면에 헤모글로빈의 양은 약 18~30% 정도만 늘어나기 때문에 체내 혈액 농도가 약간 묽어지게 돼요. 즉 늘어난 혈액량을 헤모글로빈이 따라가지 못해서 임산부에게 빈혈 증상이 드물지 않게 발생해요.
임산부의 철결핍성 빈혈이 계속되면, 조산 위험이 커지고 태아에게도 좋지 않은 영향을 줘요. 또 임신과 출산의 과정에서 과다출혈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요. 다행히도 빈혈은 아이에게 유전되진 않아요. 하지만 산모에게 철결핍성 빈혈이 있다면 영유아에게도 빈혈이 생길 확률이 7배나 높죠. 그러므로 임신 시에 적절한 철 보충과 유지는 산모와 태아 둘 다에게 매우 중요해요.
* 혈장: 혈액을 구성하는 액체. 적혈구, 백혈구, 혈소판와 각종 영양분을 신체에 공급한다. 또 신체의 삼투압과 온도를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Q. 밤에 잠을 설치는 증상이 빈혈과 관련이 있나요?
A. 그럴 수 있어요. 밤에 자려고 누웠는데 다리가 저린다든지, 쥐가 난다든지, 벌레가 기어 다니는 느낌이 드는 등 말로 설명하기 힘든 불편감에 잠을 못 주무시는 분들이 꽤 있어요. 이런 분들은 하지불안증후군을 앓고 있는 환자들인데요.
하지불안증후군의 가장 흔한 원인 중 하나가 철분 부족이에요. 그래서 빈혈 환자를 치료하다보면 밤잠도 편히 자게 됐다고 좋아하는 분들이 많으세요. 혹시나 자기 전 다리가 불편하다면 꼭 혈액검사로 철분이 모자란 게 아닌지 체크해 보셔야 해요.
Q. 빈혈이 암의 전조증상일 수도 있나요?
A. 가능해요. 특히 혈액암이 초기 증상으로 빈혈을 동반하는 경우가 흔히 있어요. 또 철결핍성 빈혈이 생겨 치료하려다가 위장관계 암을 발견하는 경우도 있죠. 따라서 남성분들, 특히 40대 이후 중장년층과 노인분들 중에 철결핍성 빈혈이 있다면 암 관련 검사를 반드시 해보셔야 해요.
Q. 철결핍성 빈혈은 어떻게 치료하나요?
A. 철결핍성 빈혈은 체내에 철분을 보충해주면 치료가 돼요. 그 방법은 크게 세 가지가 있어요.
① 우선 다른 사람의 피를 환자에게 직접 주사하는 수혈 치료가 있어요. 하지만 증상을 일시적으로 개선하는 정도밖에 안되기 때문에 매우 응급하고 제한적인 상황에서만 실시하는 방식이에요.
② 두 번째 방법은 경구용(입으로 먹는) 철분제를 복용하는 방법이에요. 경구용 철분제는 복용이 간편한 장점이 있지만 위장장애, 변비, 설사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요. 또 환자에 따라선 약 순응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경구용 철분제를 장기간 복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죠.
③ 마지막으로 주사로 맞는 철분제가 있는데요. 주사용 철분제는 단기간에 효율적으로 철분을 보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최근에는 부작용이 적으면서도 고용량의 철분을 공급할 수 있는 제품이 널리 사용되고 있어요.
철결핍성 빈혈은 적절한 철분 공급을 하면 금방 치료할 수 있어요. 그러니 빈혈이 의심된다면 주저하지 마시고 병원에 내원하셔서 적절한 치료를 받으시길 바랄게요!
*약 순응도: 환자가 약을 복용했을 때, 섭취방법이 불편하지 않아 환자에게 잘 맞고 부작용이 적으며 효과가 좋은 정도를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