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환에 대한 환자들의 궁금증을 해결해주는 「궁금하닥」! 그 첫 번째 시간에는 대한민국 3대 생활습관병 중 하나인 이상지질혈증(고지혈증)에 대한 궁금증을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이찬주 교수가 해결해드립니다.

Q. 병원에서 ‘이상지질혈증’을 진단받았습니다. 고지혈증은 들어봤는데 이상지질혈증은 생소하네요. 두 질환이 무슨 차이가 있나요?

A. 환자분들이 많이들 헷갈리시는 질문입니다. ‘고지혈증’은 우리 몸에 콜레스테롤이나 지질(지방)이 혈중에 상당히 증가한 상태를 말합니다. 여기서 얘기하는 지질성분은 ①총 콜레스테롤 ②HDL 콜레스테롤 ③LDL 콜레스테롤 ④중성지방으로 나뉘는데요. 이 지질들은 정상수치보다 높아도 병을 일으키지만, 낮아도 심혈관 질환을 유발할 수 있어요. 이런 경우 콜레스테롤이 낮은데 고(高)지혈증이라고 부르기엔 애매하죠? 조금 더 정확하게는 ‘이상지질혈증’이라고 표현하는 게 바람직합니다.

Q. 술·담배도 안하고, 체중관리도 꾸준히 하는데 이상지질혈증을 진단받았습니다. 이게 가능한가요?

A. 물론입니다. 이상지질혈증에는 우리가 뭘 먹는지, 얼마나 운동하는지, 유전적으로 지질대사를 얼마나 잘 할 수 있는지 등 굉장히 다양한 인자들이 영향을 주는데요. 아무리 술, 담배 안하고 건강한 생활을 하고 있다고 해도 콜레스테롤이 높은 음식을 즐겨 먹거나, 유전적으로 콜레스테롤을 잘 대사하지 못할 경우 이상지질혈증에 걸릴 수 있습니다.

Q. 이상지질혈증 초기증상이 따로 있나요? 병원에서 검사하기 전까지 알 수 있는 방법은 없나요?

A. 아쉬운 답변을 드릴 수밖에 없을 것 같네요. 이상지질혈증은 특별한 초기 증상이 없고, 병원에서 혈액검사를 하기 전까지는 알아채기 어렵습니다. 간혹 유전적으로 몸에 인대, 아킬레스건에 황색종(콜레스테롤 또는 지질이 피부에 침착하여 생기는 황색 종양)이 생기는 환자들이 있는데 이런 경우는 굉장히 드물어요. 특별한 증상이 없는 만큼 정기적으로 혈액검사를 하면서 체크를 해보는 게 중요합니다.

Q. 이상지질혈증 약을 먹지 않고도 치료할 수 있나요?

A. 가능하지만 상당히 어렵습니다. 이상지질혈증이 발병하는 가장 흔한 원인은 불규칙한 식습관과 운동부족 때문인데요. 뼈를 깎는 노력을 통해서 식습관을 개선하고 운동을 꾸준히 한다면 약 없이도 혈중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관리가 가능하긴 해요. 하지만 하루아침에 생활습관을 바꾸는 게 결코 쉽지 않죠. 이 때문에 결국 약물치료와 병행하게 되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Q. 이상지질혈증은 다이어트가 필수라고 들었는데, 요즘 유행하는 저탄고지 다이어트를 해도 될까요?

A. 좋은 질문입니다. 우선 다이어트는 필수가 맞지만 다이어트 방법은 잘 선택하셔야 해요. 최근 탄수화물은 적게 먹고, 지방은 많이 먹는 저탄고지 다이어트가 유행하고 있죠? 하지만 이 방법은 지방을 많이 섭취하게 되기 때문에 오히려 혈중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수치가 올라가게 돼요. 다이어트를 통해 혈중 지질을 낮춰야하는데 오히려 높이는 셈이죠. 저탄고지 다이어트는 이상지질혈증 개선에 효과가 없습니다.

Q. 그렇다면 무엇을 어떻게 먹어야 할까요?

A. 이상지질혈증 진료지침에는 지방을 하루 전체 칼로리의 30% 미만으로 섭취하라고 권고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성분을 일일이 체크하면서 식사하기는 어렵죠. 편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우리 몸에 필요한 영양분이 들어있는 음식을 골고루 드시라는 것, 특히 식이섬유가 많이 든 채소·과일·해조류를 많이 섭취하는 것이 상당히 도움이 된다는 것을 기억하세요.

Q. 증상도 없고 아프지도 않아서 이상지질혈증 약 복용을 중단했습니다. 더 악화되지는 않겠죠?

A. 약을 중단하더라도 당장 증상이 생기거나 악화되지는 않아요. 하지만 의사들이 환자에게 약을 처방하는 이유는 미래에 생길 수 있는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기 위한 것이에요. 실제로 약을 복용하다가 중단하는 환자가 전체의 50% 정도로 알려져 있는데, 이런 환자들에게 심혈관 질환이 더 많이 발생합니다. 당장 증상이 없더라도 꼭 꾸준히 약을 복용하시기 바랍니다.

Q. 치료를 받지 않는다면 어떤 합병증이 생기나요?

A. 가장 대표적이면서 심각한 합병증으로 심혈관 질환이 발생합니다. 혈액 속에 콜레스테롤이 높아지면 혈관에 노폐물이 끼고, 계속 방치하면 혈관 자체가 좁아져 각종 장기에 혈류와 영양분 공급이 원활하지 못하게 되죠. 이로 인해 협심증, 심근경색, 뇌경색, 말초동맥질환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Q. 이상지질혈증 약에 내성이 생기진 않을까요?

A.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상지질혈증 약은 내성이 생기지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의사들은 약물 성분의 끝이 ‘~스타틴’으로 끝나는 일명 ‘스타틴’ 계열의 약물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데요. 이런 성분의 약물은 평생 드셔도 내성이 없습니다.

Q. 이상지질혈증 약에 부작용이 있나요? 당뇨를 유발한다는데 사실인가요?

A. 모든 약이 그렇듯이 이상지질혈증 약도 일부 환자에게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간수치에 이상이 생기거나, 근육통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간혹 있어요. 또, ‘인슐린 저항성’이 높은(인슐린에 대한 반응이 떨어지는) 환자들이 스타틴 약물을 복용하면 이 저항성이 조금 올라가는 부작용이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환자에게 이런 부작용이 발생하는 것은 아닙니다. 스타틴을 복용하면서 당뇨로 진행하는 환자 대부분은 이미 당뇨 전단계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다시 말해서 기본적으로 비만하고, 이미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 당뇨병 위험이 높은 분들이 스타틴을 복용하면 조금 더 빨리 진행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렇다면 왜 의사들이 스타틴 성분의 약을 처방할까요? 그것은 스타틴을 사용해서 생기는 위험보다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심혈관 질환 예방 효과가 훨씬 더 크기 때문입니다. 부작용을 너무 두려워하지 말고 주치의와 상의하시면서 약을 복용하신다면 걱정 없이 이상지질혈증을 치료하실 수 있습니다.

Q. 이상지질혈증 약으로 ‘피타바스타틴’ 성분의 약을 처방받았는데 검색해보니 다른 ‘스타틴’ 계열 약물이 많더라고요. 효과가 동일한가요? 추천하는 스타틴 약이 있나요?

A. 굉장히 많은 약들이 있어요. 콜레스테롤을 떨어뜨리는 효과는 비슷하지만, 한 번 사용할 때의 용량과 효과가 조금 다릅니다. 또 환자가 갖고 있는 질병이나 심혈관 질환 유무에 따라 선택하는 약물들이 조금씩 달라질 수 있습니다.

지금 질문 주신 분이 처방 받으신 ‘피타바스타틴’은 스타틴 계열 약물 중에서는 당뇨병 발생 위험이 낮은 약입니다.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약 32개국에서는 피타바스타틴이 '당뇨병 발생 위험이 상당히 낮은 수준의 스타틴 약재'라고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Q. 이상지질혈증과 당뇨병을 모두 갖고 있는 환자를 위한 치료법은 무엇일까요?

A. 상당히 어렵고 복잡한 질문인데요. 환자분들이 앞서 말씀드린 네 가지 지질의 정상 범위에 대해서 많이 여쭤보십니다. 사실 정상 범위는 특정할 수는 없고 사람들마다 조금씩 달라요.  실제로 진료지침에 따르면 LDL 콜레스테롤의 경우 일반인은 130미만을 정상으로 판정하지만 당뇨병 환자의 경우에는 70미만으로 조절하라고 권고합니다. 당뇨가 있다면 스타틴 계열의 약물을 꼭 복용하시면서 혈중 콜레스테롤을 더욱 철저히 관리하시는 것이 좋은 방법입니다.

Q. 끝으로 이상지질혈증 환자에게 응원의 한마디를 해주세요.

A. 이상지질혈증은 증상이 없어 무서운 병입니다. 그래서 젊어서부터 적극적으로 혈액검사를 통해 관리할 필요가 있는 질환입니다. 꾸준히 식습관을 개선하고 운동을 열심히 하시면서 약물치료도 열심히 하신다면 얼마든지 잘 관리할 수 있는 질환이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 항상 병원에서 잘 체크하시고 관리하시길 바라겠습니다. 감사합니다!